52주 신고가를 사면 어떻게 되나
“신고가는 강세 신호다”는 가장 널리 퍼진 조언 중 하나입니다. 실제로 그런지 코스피·코스닥 보통주 8년치 일봉으로 전수 측정했습니다. 표본은 74,872건입니다.
결론부터 적으면 — 평균으로는 맞고, 체감으로는 틀립니다.
어떻게 쟀나
결과를 보고 조건을 고치지 않기 위해, 조건을 먼저 못박고 한 번만 돌렸습니다.
- 신고가 — 종가가 직전 252거래일(약 1년) 중 최고 종가와 같은 날
- 대상 — 코스피·코스닥 보통주. ETF·ETN·리츠·스팩·우선주는 가격이 움직이는 원리가 달라 제외
- 진입 — 신고가 다음 거래일 시가. 신고가 당일 종가로 사는 계산은 미래를 아는 셈이라 쓰지 않았습니다
- 유동성 — 신고가 당일 거래대금 1억원 이상. 없으면 실제로 살 수 없는 종목이 섞입니다
- 비교군 — 같은 날 전체 종목의 같은 기간 평균. 그냥 시장이 올라서 오른 건지 가르기 위해서입니다
- 기간 — 2019-01-11 ~ 2026-07-15 (252거래일 기준선을 만드는 데 첫 1년이 쓰여 2019년부터 집계됩니다)
평균만 보면 통념이 맞습니다
| 보유 기간 | 평균 수익 | 시장 대비 | 수익 난 비율 |
|---|---|---|---|
| 5거래일 | +0.18% | +0.09%p | 43.6% |
| 10거래일 | +0.67% | +0.33%p | 44.1% |
| 20거래일 | +1.32% | +0.54%p | 43.3% |
20거래일 보유 시 평균 +1.32%, 같은 기간 시장 평균보다 +0.54%p 높습니다. 여기까지만 보면 “신고가는 먹힌다”가 맞습니다.
그런데 같은 표에 이상한 숫자가 있습니다. 수익이 난 비율이 43%입니다. 평균이 플러스인데 열 번 중 여섯 번은 손실입니다.
중앙값은 마이너스입니다
평균이 아니라 “가운데 있는 매매”를 보면 그림이 뒤집힙니다.
| 구분 | 수익률 |
|---|---|
| 평균 | +1.32% |
| 중앙값 | -2.53% |
| 하위 10% | -22.60% |
| 1사분위 | -12.50% |
| 3사분위 | +9.52% |
| 상위 10% | +27.31% |
| 최악 / 최고 | -91.9% / +1,092.9% |
중앙값이 -2.53%입니다. 신고가 종목을 무작위로 하나 사서 한 달 들고 있으면, 절반은 이보다 나쁩니다. 평균 +1.32%는 가운데 있는 사람이 겪는 값이 아닙니다.
그럼 평균은 누가 만드나
수익률 순으로 5% 구간씩 잘라 각 구간이 전체 수익 합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봤습니다.
| 구간 | 건수 | 평균 | 전체 기여 |
|---|---|---|---|
| 상위 0~5% | 3,744 | +79.8% | +301% |
| 상위 5~10% | 3,744 | +34.5% | +130% |
| 상위 10~15% | 3,744 | +22.7% | +86% |
| 하위 10~15% | 3,743 | -20.3% | -77% |
| 하위 5~10% | 3,743 | -25.8% | -97% |
| 하위 0~5% | 3,743 | -39.2% | -148% |
상위 5%가 전체 수익 합의 301%를 만듭니다. 상위 15%까지 더하면 +517%이고, 하위 15%가 -322%를 깎습니다. 산술적으로 가운데 70%를 다 합치면 마이너스입니다.
다르게 말하면 — 상위 15%를 빼면 나머지 전부가 손실입니다. 74,872건 중 3,744건(상위 5%)이 평균 +79.8%를 내면서 나머지를 떠받치고 있습니다.
그래서 무엇이 달라지나
“신고가를 사라”는 조언 자체는 틀리지 않았습니다. 다만 그 조언이 참이 되는 방식이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과 다릅니다. 자주 조금씩 버는 전략이 아니라, 대부분 잃고 가끔 크게 버는 전략입니다.
그렇다면 이 전략에서 결과를 가르는 건 무엇을 사느냐가 아니라 언제 파느냐입니다. 상위 5%에 해당하는 종목을 손에 쥐고도 +10%에서 팔면 평균을 만드는 그 301%가 사라집니다. 반대로 하위 5%(평균 -39.2%)를 오래 들고 있으면 그 한 번이 여러 번의 이익을 지웁니다.
코스캐너가 종목 스캔에서 진입 조건만이 아니라 청산까지 같이 기록으로 남기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. 이 데이터에서 진입은 성과의 일부만 설명합니다.
이 측정의 한계
같이 밝히지 않으면 위 숫자는 실제보다 좋아 보입니다.
- 시장 국면별로 가르지 않았습니다. 2019-01-11~2026-07-15는 상승 구간을 포함합니다. 이 결과가 약세장에서도 같은지는 이 글에서 확인하지 않았습니다. 가장 큰 한계입니다.
- 수수료·세금·체결 미끄러짐이 빠져 있습니다. 실제 매매의 손익은 위 숫자보다 낮습니다. 평균 +1.32%는 왕복 비용을 감당하고 남는 폭이 아닙니다.
- 거래대금 1억원이라는 기준선은 임의로 정한 값입니다. 더 높이면 표본이 줄고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.
- 과거 기록입니다. 같은 조건이 앞으로도 같은 결과를 낸다는 보장은 없습니다.
국면별로 갈라 잰 결과는 따로 정리해 올리겠습니다. 숫자가 이상하다고 생각되면 알려주세요 — 조건과 계산을 다시 확인하겠습니다.